|
(장애인인식개선신문 = 안인수 기자) 법은 존재하지만,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표자만 교육받고 실무자는 빠지는 '반쪽짜리' 안전 교육, 편의시설이라지만 청각장애인에게는 무용지물인 '그림의 떡'. 이런 민생 현장의 '구멍'을 메우는 세심한 입법이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장종태(초선, 대전 서구갑) 의원이 대표 발의한 보건복지 관련 법안 3건이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들은 거대 담론이 아닌, 국민 일상의 불편과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대표' 아닌 '실무 책임자'가 교육받는다… 식품·의약품 안전 전문성 강화
첫째, '식품·의약품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식품의약품검사법)' 개정안이다.
현행법은 시험·검사기관의 대표자와 검사 인력 모두 매년 정기 교육을 받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대표자가 실무에 관여하지 않음에도 교육을 이수하고, 정작 실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최신 안전 기준이나 기술 동향을 놓치는 사례가 반복됐다.
이번 개정안은 이 '법과 현실의 괴리'를 바로잡았다. 대표자가 실무를 하지 않을 경우, 실무 책임자를 지정해 대표자 대신 교육을 이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복수의 기관을 운영할 때도 각 기관별 책임자를 명확히 해 관리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했다. 식품·의약품 안전 관리의 현실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확보한 '실효성' 높은 조치라 할 수 있다.
공공시설 '보청기기 보조장비' 의무화… 청각장애인 접근성 대폭 개선
둘째,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 개정안은 청각장애인의 오랜 숙원을 풀었다.
지금까지 공공건물이나 공중이용시설의 편의장비 목록에 '보청기기'는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안내방송이나 강연 등을 명확히 듣는 데 필수적인 **'보청기기 보조장비'(히어링 루프, FM 시스템 등)**는 사실상 설치 의무가 없어 청각장애인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
개정안은 이 '보청기기 보조장비'를 편의시설 목록에 명확히 포함하고, 시설주가 이를 반드시 설치하도록 법적 의무를 강화했다. 이는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청각장애인의 정보 접근권과 사회 참여를 보장하는 중요한 진전이다. 법안은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 안정적 시행을 위해 공포 후 1년부터 시행된다.
'카데바' 관리 투명해진다… 의학 교육 윤리성·책임성 제고
셋째,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통과됐다. 이 법안은 의학 발전을 위해 숭고한 뜻으로 기증된 시신, 이른바 '카데바(Cadaver)'의 관리 및 감독 기준을 전면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일부 기관의 부적절한 시신 관리와 영리적 활용 논란이 불거지면서 윤리적·제도적 보완이 시급했다. 개정안은 의과대학과 종합병원이 시신의 수집·보존·이용 현황을 매년 보건복지부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또한, 시체 해부에 대한 윤리적 관리 기준을 높이고 부적절한 영리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도 포함해 의학 교육의 질과 사회적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핀셋 입법'으로 민생의 질 높여
이번 법안 통과에 대해 장종태 의원은 "시험·검사기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청각장애인의 시설 이용 편의를 확대함으로써 국민 안전과 사회적 약자 보호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 변화'다. 장 의원의 말처럼, 거창한 구호가 아닌 국민의 일상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실질적으로 삶을 지키는 '핀셋 입법' 활동이 절실한 때다. 법과 현실의 간극을 줄이는 이러한 노력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 <저작권자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