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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은 작가의 그림 속 메세지는 다채롭다 그 열기에 숨어 있는 지속 가능한 그림은 어디서 온것일까 ? 그것은 있는 그대로 영혼의 자유다 [인터뷰] 최명은작가, 내 마음이니까 – 일상의 색깔을 더 선명하게최명은 작가의 그림 속 메세지는 다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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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최명은작가, 내 마음이니까 – 일상의 색깔을 더 선명하게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
글 ㅣ 최봉혁칼럼니스트 ㅣ 장애인인식개선신문 ㅣ 지난주 JW 발달장애인 미술공모전 시상식장.에서
수상자 명단이 호명되자 객석 한쪽에서 “와아아!” 하는 커다란 환호가 터져 나왔다.그 목소리의 주인공, 23세 청년작가 최명은이었다.
시상식 후에 도슨트에서 활짝 웃는 모습이, 꼭 어린 시절 도록 표지를 장식하던 그 소년 그대로였다.
시상식이 끝난 뒤 카페로 자리를 옮겨 만난 명은씨는 여전히 눈이 맑고, 말투가 또렷하고, 웃음이 먼저였다.
오랜기간 10여년 장애예술인 미술전시회에서 수많은 발달장애 작가들을 만나 온 나로서는,
이토록 활기차고 자기 표현이 자유로운 청년을 만나는 것이 반갑고도 든든했다.
최명은 작가의 모든것을 대변하는 어머니 조난주씨의 설명을 기초로 인터뷰의 내용을 정리했다.
최명은 작가는 만 7세(초등입학을 위해) 자폐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았다.
아기 때부터 그림을 그리며 조용히 놀았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레슨을 시작했지만,
사춘기에는 “나는 못해”, “나는 달라”는 말과 함께 무기력한 시기도 길었다.
그러나 칭찬과 자율성, 그리고 “자유롭게 그려도 된다”는 한마디가
그의 붓끝에 다시 날개를 달아 주었다.
2016년 롯데갤러리 일산에서 첫 개인전 《INSIDE OUT-색깔에 날개를 달다》를 열었을 때 그는 열다섯 살이었다.이듬해 고양 아람누리 《내마음이니까-일상에 색깔을 찾다》,이어서 2018년 LG CNS 행복마루 초대전까지,소년작가는 불과 두 번의 개인전과 초대전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 ▲ [인터뷰] 최명은작가, 내 마음이니까 – 일상의 색깔을 더 선명하게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
당시 도록을 다시 펼쳐 보면 성장의 궤적이 선명하다.
도록의 2016년 작품들은 아직 감정이 격하게 흔들리던 시절의 기록이다.
슬픈 눈, 불안한 선, 거친 호흡이 캔버스에 그대로 묻어 있다.
그러나 2017년 《내마음이니까》 전시부터 색은 한층 단단해지고,구도는 더 자유로워지며, 인물들의 표정은 환해졌다.
사랑하는 만큼 커지고, 바라는 만큼 길어지는 팔과 다리,강아지 럭비는 언제나 사람보다 크고,짝사랑하는 여자친구 ‘민주’는 언제나 가장 예쁘게 그려진다.
2018년 LG CNS 도록에 실린 〈발렌타인데이〉와 〈야구는 즐거워〉는그야말로 핑크빛 행복이 폭발하는 그림들이다.
그리고 2025년 오늘,명은씨는 23세의 청년이 됐다.
최근 리플릿과 새로운 도록을 보니,그의 세계는 여전히 일상 속 친구들, 버스, 시장, 킥보드, 고양이, 비행기, 제주도…바로 거기지만,색은 더 선명해졌고 선은 더 자신감 넘친다.
매주 한뫼도서관 가는 066·7727번을 타는 그 길이이제 그의 캔버스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풍경이 됐다. 민주는 다양한 변신을 거듭하며 그의 정신적 여자친구이자 뮤즈다.
현실에서는 함께 도서관도 가고, 시장도 가고, 친구로 함께하는 소중한 동행이다.
![]() ▲ 최명은작가 나의 결혼식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
카페에서 명은씨와 나눈 대화
최봉혁(이하 최) _ 명은씨, 요즘 제일 재미있는 일상이 뭐예요?
최명은(이하 명은) _ 한뫼 도서관 가는 거요. 066번 타고… 시장도 지나가고… 사람들 많아서 좋아요.
최 _ 버스 타는 그림을 엄청 많이 그리던데, 버스 안에서 제일 좋은 건 뭐예요?
명은 _ 창밖 구경이요. (활짝 웃으며) 그리고… 민주랑 같이 탈 때 제일 좋아요.
최 _ 민주는 언제부터 그림에 나왔어요?
명은 _ 중학교 때부터요. 예쁘게 그리고 싶어서… 계속 나와요. (부끄러워하며 웃음)
최 _ 그림 그릴 때 제일 중요한 게 뭐예요?
명은 _ 내 마음이니까… (잠시 생각) 그냥 내가 그리고 싶은 대로요.
친구들은 크게 그리고, 좋아하는 건 더 크게 그리고…
민주는 제일 예쁘게 그리고… (웃음)
최 _ 명은씨 그림 보면 늘 웃음이 나와요.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명은 _ 그냥… 행복해서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림 그리면 행복해요.
최 _ 앞으로 어떤 그림 그리고 싶어요?
명은 _ 더 큰 캔버스에… 친구들 더 많이 그리고…
민주도 더 예쁘게 그리고…
시장도 그리고, 버스도 더 많이 그리고 싶어요.
대화를 나누는 내내 명은씨는 눈을 마주치며 또박또박 대답했다.
과장 없이, 꾸밈 없이, 그저 지금 이 순간이 좋은 사람의 얼굴이었다.
23세 청년 최명은.그의 캔버스는 여전히 “내 마음이니까”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이제 그 마음은 어린 소년의 것이 아니라,버스 창밖을 보며 세상을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하고,
자신의 속도로 세상을 살아가는 한 청년의 단단한 행복이 됐다.
최명은 작가의 그림은 앞으로도 계속 우리에게 웃음을,그리고 따뜻한 웃음을 선물할 것이다. JW ART AWARDS 수상처럼, 그의 여정은 아직 시작일 뿐이다. 그 밝은 캔버스가 더 많은 이들의 가슴에 희망의 빛을 비추길 기대한다.
최명은 Choe Myung Eun 약력·수상·전시 (2025.11.22 기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