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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는 사회]① 장애인 채용, 의무 아닌 전략이 되다

최봉혁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5/09/12 [09:47]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장애인 인재는 이제 ‘경쟁력’이다

[함께 일하는 사회]① 장애인 채용, 의무 아닌 전략이 되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장애인 인재는 이제 ‘경쟁력’이다

최봉혁칼럼니스트 | 입력 : 2025/09/12 [09:47]

 

 

▲ [함께 일하는 사회]① 장애인 채용, 의무 아닌 전략이 되다 ChatGPT Image 2025년 9월 12일 오전 10_06_37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글 ㅣ최봉혁 칼럼니스트 ㅣ 장애인인식개선신문

 

.과거 ‘의무’로 여겨졌던 장애인 채용이 이제는 기업의 실질적인 인재 확보 전략으로 변모하고 있다.

장애를 가진 이들을 '채용 대상'이 아니라 '함께 성장할 인재'로 보는 관점의 전환은, 기업 내부 문화를 바꾸고 산업 전반의 인식을 흔들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국내 장애인 고용률은 3.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이후 위축됐던 고용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든 가운데, 장애인 채용률 증가세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
정부는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민간 기업들의 자발적인 채용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9월 기준 고용노동부에 채용공고를 낸 기업 수는 전국 기준 270여 개사에 달한다.
이들 중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등 전통적인 대기업은 물론, 정보기술(IT), 물류, 유통 분야의 스타트업까지 다양하게 포함돼 있다.
이제 장애인 채용은 대규모 사업장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직무를 새롭게 설계하고, 생산성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방식의 확산은 채용의 본질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 대기업의 달라진 기준…정량 아닌 ‘정성 평가’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생산지원직을 중심으로 장애인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공장 안전 문제,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보수적이던 입장이었지만, 최근에는 맞춤형 직무 개발현장 적응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채용 범위를 넓혔다.
회사 관계자는 “지원자의 스펙보다 동기와 직무 적합성을 더 본다”며, “면접에서의 자기 표현 능력보다 실무적 적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도 충남 아산공장을 중심으로 지체장애인 및 청각장애인을 위한 전용 직무를 운영 중이다.
단순 반복작업을 넘어선 영역에서 기술 기반 업무에 장애인 인력을 배치하고 있으며, 근무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AI 기반 센서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다.

고용은 곧 비용이라는 시각에서, 이제 고용은 성과와 다양성을 높이는 투자라는 인식으로 바뀌고 있다.

 

◆ 스타트업의 변화…‘의무’ 대신 ‘의미’에 주목

대기업의 시스템적인 접근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스타트업들은 유연한 조직문화와 실험정신으로 장애인 채용에 접근하고 있다.
IT 기반 교육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루미에어’는 올해 상반기, 시각장애인을 위한 콘텐츠 감수 직무를 신설하고, 관련 전공자를 채용했다.

회사 대표는 “단순히 의무를 채우기 위한 채용이 아니라, 장애를 가진 전문가가 오히려 콘텐츠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분야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장애인’이 아니라 ‘장애를 가진 전문가’라는 관점으로 접근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변화는 고용 형태에서도 나타난다.
루미에어는 해당 직무를 정규직으로 채용했으며, 시차 출근제, 재택근무근무 방식의 유연성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단지 ‘고용 수치’만을 높이는 방식이 아니라, 장기적인 직무 정착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 정부 정책과 제도의 병행, 민간의 자발성 견인

정부는 장애인 고용을 유도하기 위해 장애인고용부담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기업에 법적으로 장애인 고용 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매년 부담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다만, 최근에는 ‘벌금형 제도’에서 탈피해, 실질적인 채용과 근무 지속을 위한 유도 정책으로 전환 중이다.

고용노동부는 올해부터 채용 이후 1년 이상 근무 유지한 장애인 직원 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 맞춤 훈련, 직무 개발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장애인고용공단의 실무 지원도 병행되고 있다.

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단순히 채용 건수에만 집착하지 않는다”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직무에 맞는 장애인 인력을 매칭하고, 채용 이후 적응을 위한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

장애인 고용을 둘러싼 환경은 분명히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채용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장애인 채용 후 1년 이내 퇴사율은 40%에 달한다.
가장 큰 원인은 '직무 부적합', '조직 내 소외감', '성장 경로의 부재'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고용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포괄적 인사관리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영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선임연구원은 “채용만으로는 의미가 없다”며, “직무 적응을 위한 사내 교육, 동료의 인식 개선 교육, 성과 기반 보상 시스템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럽 일부 국가는 장애인 직원에게만 적용되는 커리어 매니지먼트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비장애인 동료에게는 포용성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단순 채용보다 더 중요한 정착률, 승진률, 근속률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서 출발한 장애인 고용이, 이제는 인재 확보와 조직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변하고 있다.
장애를 넘어 능력을 보는 사회, 그리고 함께 일하는 조직이 바로 지금 우리가 만들어야 할 미래다.
이제는 ‘누구를 고용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일할까’를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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