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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장애예술 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 시범운영 개시

최중호 | 기사입력 2023/10/19 [22:39]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250석 규모의 공연장이다. 

국내 첫 장애예술 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 시범운영 개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250석 규모의 공연장이다. 

최중호 | 입력 : 2023/10/19 [22:39]
(서울=장애인인식개선신문) 이 13일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모두예술극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하 장문원)이 2018년부터 설립을 추진, 서대문구 충정로 구세군빌딩 아트홀을 장애예술인 표준공연장으로 전면 개보수한 것이다.
 

▲ 국내 첫 장애예술 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 시범운영 개시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모두예술극장은 가변형 블랙박스 공연장으로 무대와 객석 크기·위치·구조 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1층에 209석, 2층 최대 50석(휠체어 좌석 수는 가변적)까지 가능하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 공간이 무단차여서 이동에 불편함이 있는 공연자와 기술 스태프들의 활동에도 제약이 없다.
 
한국에서 장애인 문제에 대한 인식은 1981년 장애인복지법 제정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장애예술은 논외였다. 장애인에게 예술은 ‘사치’라는 사회적 인식 탓이다. 하지만 2015년 장애예술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장문원이 설립되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여기에 2020년 세계 최초로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장애예술인지원법)’이 제정돼 장애예술가의 법적 지위가 확보됐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장애예술을 위한 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이 문을 열었다.
 
 김 이사장은 "공연장의 의미는 '모두'라는 이름 안에 다 들어있다"며 "'ㅁ'은 그동안 장애예술인들이 사각지대에서 힘들게 예술활동을 해왔다는, 'ㄷ'은 이제는 이들이 열린 공간에서 활동하게 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시범 운영을 거쳐 오는 24일 정식 개관하는 모두예술극장은 원래는 580석 규모의 공연장이던 구세군빌딩 아트홀을 2년에 걸쳐 개조했다. 공간 설계에만 7개월이 걸렸다. 설계에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이동 편의성'이다.
 
건물은 지상 3층, 지하 5층으로, 공연장과 매표소, 연습실, 분장실 등 주요 시설이 있는 각 층의 바닥은 높낮이 차이를 없애 평평하다. 공연장으로 들어서는 입구 등 어쩔 수 없이 높이 차이가 나는 공간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관객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계단이 아닌 슬로프를 설치했다.
 
건물 벽 곳곳에는 시각 장애인의 보행을 도울 핸드레일을 설치했다. 공연장 전체 설치된 핸드레일 길이만 300m에 달한다. 화장실, 수유실, 매표소 등 모든 공간 앞에는 점자 안내판을 부착했다. 방음이 필요한 연습실, 공연장 출입문을 제외한 모든 공간의 문은 자동문으로 버튼을 누르면 열린다.
 
공연장은 무대와 객석 크기와 위치, 구조 등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블랙박스형이다. 좌석은 1층 209석, 2층 최대 50석으로 휠체어석 좌석 수는 상황에 맞춰 가변적으로 조정한다. 기존의 공연장이 주로 무대 뒤쪽에 두는 휠체어석을 1층 가장 앞줄에 배치한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2층은 고정된 의자가 아예 없는 평평한 바닥으로 설계했다.
 
오세형 공연장추진단TF 단장은 "해외 주요 국가들을 봐도 이 정도 시설을 갖춘 곳은 찾기 힘들다"며 "시설뿐 아니라 '접근성 매니저' 직원이 상주하면서 시각장애인 등 도움이 필요한 분이 오시면 역으로 나가 안내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장애인들에게는 '환경이 바뀌면 장애는 없다'는 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곳에서 공연을 본 중증장애인 관객은 어느 극장에서도 받아보지 못한 서비스를 받았다고 했다"며 "다른 극장의 경우 가기 전부터 편의시설이 어떻게 돼 있는지 검색해야 하고, 안내원을 불러 요구해야 하는 부분도 많다. 이런 불편함을 10개라고 한다면, 이곳에서는 8개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을 떠나 (장애가 있는 관객을 위해) 사람이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이 공간이 다른 공연장에도 표준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모두예술극장에서는 장애예술인의 작품이나 장애를 다루는 작품을 주로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지난 13∼14일 공연된 무용 '21°11′'는 장애로 인한 근육의 경직에서 독특한 움직임을 발견한 작품이었고, 연극 '사냥꾼의 먹이가 된 그림자'(19∼22일)와 '데모크라틱 세트'(19∼20일)는 지적 장애를 가진 배우들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호주의 예술단체 백투백시어터의 작품이다.
 
그렇다고 모두예술극장이 장애예술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김 이사장은 "예술이라는 것이 장애인들끼리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작업이 많다.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예술을 하는 지원 사업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공간이 장애인, 장애예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제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문원의 모두예술극장은 공연예술 분야에서 장애 예술가들의 창작을 촉진하는 한편 다양한 배리어프리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리고 장애예술과 관련해 접근성 서비스 전문가 과정 등 인력 육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공식 개관이 늦어지고 있지만 13일부터 공연을 선보이며 관객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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