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수상작 연재] 가작(운문부) -정지인- 어떠리 - (운문, 시각, 시)

최봉혁 | 기사입력 2022/11/20 [10:55]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수상작 연재] 가작(운문부) -정지인- 어떠리 - (운문, 시각, 시)

최봉혁 | 입력 : 2022/11/20 [10:55]
본문이미지

▲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수상작 연재] 가작(운문부) -정지인- 어떠리 - (운문, 시각, 시)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어떠리

 

정지인

 

 

햇빛에 눈 부시지 않으면 어떠리

따스함만 떼어다가

시린 마음에 예쁘게 덮어두고

서로 닮은 그림자 하나씩

가지고 있으면 충분한데

 

꽃 잔치에 가지 못하면 어떠리

향기만 적셔다가

지친 손끝에 촉촉이 묻혀두고

보도라운 꽃바람 한번 만져 보면 좋을 것을

 

노을빛이 영영 사라지면 어떠리

저녁은 어김없이

방 안을 채우고

우리의 피곤한 하루는

등을 대고 누울 텐데

 

이렇게

하루가 가고

계절이 가고

우리가 가고

마지막으로 나가야 할 문은

모두 같은데

 

눈을 뜨고도 어둠만 보이면 또 어떠리

소리를 담아다가

옛 기억 속에 살포시 부어놓고

잠 못 이루는 밤

한 잔 마시며 미소 지으면 될 것을

  • 도배방지 이미지